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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철 CHOI SUNG CHUL

조각가 Sculptor / Seoul  1962 

최성철의 조각은 색에서만큼은 극한에 위치해 있다. 오늘날 많은 조각가가 자신의 조각에 채색을 하고 있지만 그처럼 적극적으로, 그리고 탐구적으로 채색을 즐기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강렬하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한 그의 색채 감각은 여타의 화가들 화면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의 조각에서 채색은 복합적 기능을 한다. 단순한 구성과 장식은 말할 것도 없고, 형태와 결합된 표현들, 나아가 메타 언어 즉 조각 자체를 해석하는 언어 체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술평론가 이재언 2008     처 : 시사저널 http://www.sisajournal.com

최성철 소개

어느 날 프리츠 크라이슬러 Fritz Kreisler의 연주 콘서트가 끝나고, 많은 청중들이 무대로 몰려와 ‘You were fabulous’, ‘You were marvelous!”, “Sensational!’ 이라고 외치고 있었답니다. 그때, 크라이슬러의 눈에 연필을 들고 공연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는 한 소녀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크라이슬러가 소녀를 곁으로 부릅니다: “Come over here! 이리 오세요!” 소녀는 연주자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 “Mr. Kreisler, you played good! 크라이슬러씨, 연주 잘 하셨어요!” 솔직하고 단순한 소녀의 말에 감명을 받은 크라이슬러가 이름을 묻자, 소녀는 “Rosemary 로즈마리”라고 대답합니다. 크라이슬러가 소녀에게 말합니다. “소녀여, 내가 오늘 밤 호텔로 돌아가서, 당신을 위해 특별한 곡을 하나 쓸거에요. 곡명은 ‘Schön Rosmarin’ 쇤 로즈마린 - 아름다운 로즈마리’ 입니다.”   

 

미국 바이올린 연주자 셜리 기븐스 Shirley Givens 가 자신의 연주회에서 전한 이야기

Schön Rosmarin의 작곡가 

Fritz Kreisler (1875 ~ 1962)

Kreisler - Schön Rosmarin I / 2008 / Color on Stainless Steel / 630 x 200 x 2450(h)mm

조각가 최성철과 한국 색채조각 

 Saek-Chae Jho-Gak 色彩雕刻 

The incomparable class of 21st polychromatic Pop-arts

 

인천아시아아트쇼IAAS에 참가하는 아트프레쏘는 한국 색채조각의 대명사인 조각가 최성철의 2008년 作 『Kreisler - Schön Rosmarin 크라이슬러-쇤 로즈마린』을 판매대에 올렸다. 2.45미터 높이의 스테인레스 첼로 3점으로 구성된 이 설치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명의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곡이 모티브로, 작곡가에게 영감을 주었던 솔직하고 단순한 한 소녀의 심성이 소리만큼 아름다운 색으로 고스란히 옮겨진 명작이다. 

제작 당시 제9회 개인전『패리스의 사과 展』롯데애비뉴엘 갤러리 에서 첫 선을 보였던『크라이슬러 - 쇤 로즈마린』은 조각가 최성철 특유의 극한 색채감이 온전히 살아있어 1950년대 부터 전세계를 물들이기 시작한 신채색조각 新彩色雕刻;Neo-Polychrome Sculpture에 명확한 한 획을 긋는다. 1990년대 후반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까라라 국립미술원 Accademia di Belle Arti di Carrara에 유학하며 제5회 국제조각심포지움 5° Simposio Internazionale di Scultura su Pietra FVG, 2000에서 작품 『트로이의 목마 Cavallo di Troia』로 일등상 il primo premio 을 수상하는 등 대리석을 주 소재로 작업하던 최성철은 재료의 물성을 감추는 과감하고 현대적인 채색을 선택하면서 조각의 성지인 까라라 현지에서부터 새로운 파격의 ‘색채조각 saekchae jhogak: colored K-sculptures’ 예술가로 찬사를 받으며 스스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귀국 후 활동을 통해 한국 조각계에도 ‘스테인레스 위 채색 painted/colored on strainless steel’ 이라는 동시대적 팝-아트 러시의 첫 관문이 되어주었다. 

알렉스 폴라  ALEX FOLLA

Milano  1980 

알렉스 폴라의 예술은 죽음, 고난, 고통, 기쁨, 신성, 사랑과 미움, 전쟁 등으로 물들어 뒤엉키고 흐트러진 우리들의 삶에 희열과 쾌락, 위로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것이다. 한점의 제단화에 숨겨져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기독교의 세련된 메타 세계가 아직 다 빨아들이지 못한 숲과 호수와 바위 틈에 거하는 촌스러운 삶의 질기고 우직한 실존, 그러나 허무하게 무명으로 사라져 버린 수 많은 존재들의 매력, 그것이 바로 폴라의 예술혼을 흥분시켜 현재의 왕성한 예술욕을 자극하고 끊임없이 신선한 소재와 발생을 공급하는 파간pagan의 숲, 통속의 광야다.

 

alex intro

김원근 KIM WON GEUN

조각가 Sculptor / Seoul  1971 

김원근 소개

왕성한 전시와 종회무진의 활동으로 확고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김원근의 조각은 치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물질문명과 상대적으로 빈약해져가는 인간의 정신 사이에 균형을 맞춰 줄 명확한 철학과 미학의 추를 살포시 놓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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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근 조각의 모멘트

Moments of Kim Won Geun Sculpture

 

 

잊을 수 없는,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미처 의식할 틈도 주지 않고 훅 치고 들어와 번개보다 빠르게 뇌리를 스친 다음, 그대로 핏줄을 타고 흘러 뜨거운 심장의 한복판을 적시고 서서히 온몸으로 퍼져 무의식에 저장되는 ‘감각 Sense’의 기억 프로세스다. 

 

김원근은 거친 질감의 인상과 무덤덤한 표정으로 순식간에 관객의 시선을 ‘빼앗고’ 오감五感의 신경을 쓰러뜨리는 기발한 인물을 조각한다. 어쩌다 언뜻 보았을 뿐인데, 즉시 강렬한 기억이 새겨지며 잊혀지지 않는 잔상이 남는다.  뇌리를 자극한 뜻밖의 일격은 반사적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으로 동급의 반격을 받아 훈훈하게 마무리 된다. 김원근의 조각 속 인물들이 날리는 펀치는 주먹이나 쏘는 눈빛이 아닌 바로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유머Humour’라는 웃음 유발인자 Trigger이기 때문이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지 않는 ‘삶’,  그 안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사랑’ - 이러한 단순한 주제에 대한 작가의 몰입은 김원근 조각이 끊임없이 아우라Aura를 쏟아내며 자신의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예술적 매력의 원천이 된다. 간혹, 왜곡된 상식과 편견, 선입견, 낡은 전형의 아비투스 Habitus에 갇혀 평범한 보편적 가치와 감각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두뇌 회로는 때때로 이렇게 플래시flash 한 자극에 과민하거나둔감한 반응를 보이며 일순 뒤엉켜 버리기도 한다. 출구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의 미로에서 길을 잃고 맹목적인 객기와 본능의 힘만 휘두르는 폭력적인 마초맨과 앵맨, 실패한 짐승남 또는 삶의 무게에 눌려 불어나고 늘어지는 살을 방치한 루저를 상상하고 흠칫 놀랐다면, 다시 한번 찬찬히 조각 속 인물을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꽉찬 자존심을 대변하는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자세와 꼭 다문 입술, 서늘하고 선량한 두 눈과 미간에 살아 있는 스마트함, 서두르는 움직임이나 건들거림 없는 넉넉한 볼륨에서 느껴지는 중량감과 세련된 일러스트와 색감의 균형잡힌 회화적 요소가 마비로 엉켜버린 생각 회로를 금새 풀어줄 것이다. 삶을 회전시키는 구심력을 잃지 않는 김원근 조각의 감각적 모멘트는 말 없이 밤하늘을 돌며 빛나는 수 많은 별들처럼 관객의 무의식에 저장되어 순간 순간 변함없는 예술의 빛을 발할 것이다. 

조권익 소개

조권익 CHO KWON IK

조각가 Sculptor / Seoul  1966

201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 전공 졸업 

Mastered in Sculpture at Graduate School of Fine Arts, HongIk Univ.

1995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조소 전공 졸업 

Graduated from College of the Arts, Dongguk Univ., major in Sculpture

크라운해태 아트벨리 입주작가 

Artist in Residency of CrownHaitai ArtValley

조권익의 스틸

CHO KWON IK & Steel

 

스틸Steel은 현대 조각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조형 재료다. 매우 흔하고, 안전하고, 강하고, 무겁고도 가벼우며, 비교적 쉽고 편리한 기술적 가공으로 자유로운 형태와 크기, 그리고 반복적 생산성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과정과 숙련을 통과해야만 완성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주물작업이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다른 재료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탄력적 물성으로 작가의 고민과 수고를 덜어준다. 현대 문명과 산업의 혁신이 가져다 준 부 Wealth의 눈부신 특혜라 할만 하다. 21세기 선진국들을 아름답게 수 놓고 있는 팝-아트적 조각과 설치의 대부분은 녹과 독이 제거되어 잘 양육된 스테인레스 스틸이라는 몸 위에 귀한 감을 마르고 재단해 대단한 바느질로 완성한 옷을 입혀놓은 듯 패셔너블하기만 하다. 거칠고 차가운 피부에 광채와 생기가 돈다. 

 

그러나, 조각가 조권익의 스틸은 이러한 것들과 자못 무관한 듯 보인다. 태초의 핵융합에서 얻어진 최종 원소 철 Fe, 지옥처럼 이글거리는 용광로의 고난을 통과하여 단련된 쇠 Iron와 변화를 거듭하며 진보하는 강 鋼 Steel 이 모두 이 조각가의 손이 아닌 뜨거운 마음과 눈길에 사로잡힌 노획물이기 때문이다. 단호하고 무심한 주인을 간절히 사모하는 노예와 다름없다. 스틸을 자르고 용접하고 두드리고 구부리며 표면을 다듬는 조각가 조권익의 마음은 매 순간 사랑이 깃든 모든 생명인 흙에, 풀꽃에, 바람에, 숨소리에, 비와 햇살을 그리는 동심에, 그리고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머물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기계소리를 벗 삼고 거친 샌딩 작업을 하면서도, 검푸른 모노 크롬의 작품을 바라보면 너무나 사랑스러워 절로 휘파람이 날 것만 같다. 누가 스틸을 무겁고 차갑다고 했는가? 

 

조권익의 스틸은 무게나 크기와 형태, 색과 질감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경쾌함, 나즈막히 읊조리는 시인의 노래와 심연에 빠져든 철학자의 침묵, 미동없이 굳건하면서도 작고 순수한 첫사랑의 미세한 떨림까지 그대로 전해주는 생명의 따스함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강렬한 전율과 이끌림으로 녹슬지 않고 진보하는 마음을 조각하는 조권익은 이러한 압도적인 표현력으로 일찌감치 201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상하 LEE SANG HA

조각가 Sculptor / Incheon 1965

인하대학교 미술교육학과 조소전공 졸업 및 동 대학원 졸업

Graduated from Inha Univ., majored in Sculpture in College of Eudation

Mastered in Sculpture from Graduate School of Fine Arts, Inha Univ

이상하의 양 조각에 사용되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아름답게 발색하는 유리타일을 모자이크한 작품이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부조와 평면 회화, 그리고 작가의 깊고 다양한 생각을 정리한 글로 책을 펴는 등 다양한 미디어 작업으로 묵묵히 활동을 넓히고 있는 조각가 이상하는 느리게, 그러나 쉬지 않고 걸음을 옮기며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 순례자처럼 여전히 깊은 사색과 함께 성장 중이다. 

이상하 intro

양 - 빨간색으로 물든다 그리워진다 

LAMB - stained in red nostalgic 2019 Mixed media 

460X170X340mm 

위로부터 가야할 길 - 이제부터 내가 긴 이야기를 시작할꺼야 

Way of fate from above - now I am to start a long story 2020 

Mixed media 740X340X680mm 

네가 가는 그 길은 언제나 꽃길이기를 

 May your way be paved with flowers /2020

Mixed media 720X305X630mm 

양의 실존과 이상하 조각 

문제의 인식과 해결에 대한 관념을 조각하다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에서 회화와 조각을 포함한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교육에 헌신하며 20회가 넘는 개인전과 더 많은 횟수의 그룹 전시를 통해 꾸준히 예술작업을 선 보여온 조각가 이상하의 작품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생태, 그리고 인류가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끊임없이 더 나은 이상 Ideality과 미래로 나아가려는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거대한 우주의 티끌에 불과한 인간은 ‘존재의 불완전함’으로 인해 탄생과 죽음 사이에 주어진 짤막한 ‘삶 - 인생 Life’ 마저 크고 작은 문제들로 금새 가득 채워버리고, 그러한 문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허우적 대며 나아갈 길 Way을 찾고 갈구하는 근원적 질문자의 운명을  안고 살아간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이 아니라도,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는 매 순간 모든 인간의 마음과 정신, 육체를 갈등의 도전과 극복 속으로 몰아넣으며, 평온한 일상과  실존을 위협하기 마련이다. 이상하 조각에 등장하는 ‘양’과 ‘사과’는 바로 이러한 관념적 탐구에 대한 작가적 관심이 투영된 ‘선택된 소재’로서 상징과 의미를 나타내는 페르소나Persona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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